sub01
홈 > REVIEW
제목 Bladelius - Freja MKIII (월간오디오 2010.01)
작성자 saemenergy
작성일자 2015-06-15
월간오디오 2010.01

검소하고 탄탄한 북구의 미형을 만나다
Bladelius Freja MKIII
_글 김남
 


 

블라델리우스라는 이 낯선 이름은 나처럼 건망증이 좀 있는 경우에는 생소하겠다. 그러나 좀더 기억력이 좋은 독자라면 이미 3년 전부터 국내에 상륙한 제품이며 드물게도 북구의 먼 나라인 스웨덴에서 건너온 제품이라는 것을 기억할 것이다.

국정원 편람에 의하면 스웨덴은 현재 한반도보다 2배가 넓은 면적에 인구는 900만명 정도이며 1인당 GDP는 우리나라보다 2배이다. 게다가 스웨덴에는 이미 좋은 앰프 메이커가 있고, 이웃 덴마크와 노르웨이 등에서 볼 수 있듯이 훌륭한 오디오용 부품도 생산되는가 하면, 자작나무 합판의 고장으로도 유명하다. 국내에 들어오는 자작나무 합판은 스웨덴산이 대부분이다. 이걸로 로더 본사의 공인 인클로저가 국내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자작나무 합판은 가격도 크게 높지 않아 이걸로 아파트의 방 한 칸을 시청실 전용으로 개조할 꿈을 가진 지 오래된다.

지금은 수입이 활발한 것 같지는 않지만, 십수 년 전 코플랜드라는 진공관 인티앰프를 한동안 사용하다가 친구에게 넘어 갔는데, 지금도 고장 한 번 없이 무난히 잘 사용하고 있다는 전갈을 받는다. 그것이 당시 처음으로 만난 스웨덴 제품이었고, 라우나 라고 하는 자그마한 멋쟁이 스피커도 그쪽 태생이다. 끝없이 재즈가 울리고 있다는 찬사를 받은 바 있는 그 스피커는 인클로저가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다. 나무 판재가 아니라 일종의 플라스틱과 석고를 혼합한 그런 재질이었는데, 당연히 북구의 여인처럼 아름다웠다. 그 스피커를 본 순간 스웨덴을 동경하기 시작했다. 북구라고 하면 어쩐지 정직하고 소박하며 품위가 높은 땅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은 아마 오디오 제품의 영향이 클 것이다.

또 그쪽의 문학은 어떠하며 음악은 어떠한가. 겨울이 되면 더욱 외경심이 더해지는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하며, 스웨덴 왕립 발레단, 체조, 영화 등을 떠나서라도 알프레드 노벨의 나라, 명차 볼보와 사브의 나라이다. 재미나는 규제도 많은데, 술은 주말에는 아예 팔지를 않는다. 맥주라고 해도, 조금 도수가 높은 것을 포함해, 모든 술은 국영상점에서 그것도 주중에만 판매한다. 우리나라에 인재가 많다고 자랑하지만 이 900만 인구의 나라를 보면 어쩐지 멋쩍어진다. 우리나라는 왜 북구 쪽의 사회 시스템에는 그렇게 관심이 적은지 모르겠다.


 

이 시청기는 제작자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다. 마이크 블라델리우스라는 엔지니어가 1994년에 회사를 설립하여 북구의 검소함답게 홈용의 오디오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는데, 인티앰프와 프리앰프, 파워 앰프, CD 플레이어, 홈시어터 기기 등이 그 생산품이다. 이 사람은 이미 세계 오디오계에서는 잘 알려진 명장이다. 당시의 명 앰프로 잘 알려진 스레숄드에서 수석 엔지니어를 역임했고, 그 다음에는 캐나다의 클라세에서 수석 고문을 맡았다. 캐나다는 오디오 분야에 국가가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어서 클라세 정도가 되면 반 국영회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블라델리우스는 그 뒤로도 프리랜서로 프라이메어 등을 포함한 여러 회사의 기술 고문을 맡고 있다가 결국 자신의 독자적인 회사를 만들게 되는데, 그것이 이 제작사인 것이다. 그러나 잘 알려진 이 명장은 우리가 생각하기 쉬운 그런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이름을 알리기 위하여 최고의 기술력을 투입한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는 그런 발상이 아니라, 누구나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그야말로 홈 오디오용 제품을 만드는데 주력한 것이다.

음악을 보는 시각에도 큰 차이가 있어서 북구의 블라델리우스 정도가 되면 가정에서 음악을 듣기에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일종의 묵시적 규범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덴마크에 가면 호사스러운 스피커도 있지만, 북구의 제품들은 대부분 줄기차게 검소한 인티앰프이거나, 커봐야 조금 다른 분리형 기기가 주종을 이룬다. 이만하면 충분하다는 규범이 있는 국가와 아무리 해도 끝이 없다는 규범을 가진 국가가 존재한다. 그만큼 삶의 질이 달라질 것이고, 사는 사람의 심성도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홈 전용 제품인 탓으로, 별도로 거창한 홍보도 없지만, 지금껏 북구와 유럽 지역에서 꾸준히 판매가 계속되고 있는데, 가격이 그렇게 비싸지 않은 탓인지 아시아권에서는 별다른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유럽에서는 대부분 우리가 알고 있는 인기 제품들이 의외로 무명인 경우가 태반이고, 우리에게 별로 인기가 없는 보통의 제품들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제품으로 음악을 듣는데 뭐가 부족한지 알려 달라 하는 그런 광고 카피를 쓰는 제품도 있었다. 화끈하게 비싸고 커야 아시아권에서는 주목을 받게 된다. 불우한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본 시청기는 MK3인데, 앞에서 소개했다시피 MK2가 3년 전에 처음 국내 도입이 되었다. 3년만에 소폭 개량이 되어 MK3로 재등장한 것이다. 디지털 기기는 아시다시피 3년 사이 별다른 진보가 없었다. 블루레이도 퇴조 상태나 다름없어서 지금은 소량의 관련 제품들이 나오고 있으며 SACD를 구동할 수 있는 기기가 처음에는 고가이며 희소가치를 가졌지만, 이제는 일반 보급품에도 유니버설 제품이 상당히 많아졌다. 본 시청기는 바로 그런 유니버설 기기이다. SACD뿐 아니라 DVD 오디오와 일반 CD 모두 구동이 된다.


 

본 제품은 MK2에 비하여 전원부가 좀더 보강되었고, 외형은 동일하며 전체적인 메커니즘도 동일하지만, 세부적인 면에서 개량이 되었다. 풀 밸런스 설계 위에 192kHz의 업 샘플링을 채용하고 있는데, D/A 컨버터가 버 브라운의 기존 제품에서 모델 번호가 신형으로 교체되는 등의 변모를 보이고 있지만, 같은 라인인 만큼 기본적으로 특별한 변화는 없는 것 같다. 그만큼 본래의 제품이 잘 만들어졌다는 반증이라고 될 만하다.

이 제품을 어울리지 않는 가격대의 고가 기기들과 매칭을 시키면서, 프리앰프를 일부 교체해서 음악을 울려본다. 일반 CD를 SACD를 구동할 수 있는 제품으로 돌리면 무엇보다도 레벨이 내려간다. 상당히 소극적이 되어 섬세한 맛은 다소 증가하지만 음악 자체의 활력이 줄어드는 것이 관례로 되어 있다. 동일한 음반을 일반 CD 플레이어로 구동하면 레벨이 확 올라간다. 그런데 본 시청기는 유니버설로서는 이례적으로 전대역이 타이트하게 활기를 유지한다. 음이 풀리는 느낌이나 움츠러드는 느낌이 거의 없는 것이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이 제품의 됨됨이가 드러난다. 보통의 CD 플레이어로는 다소 과다하게 보이는 대형 토로이달 트랜스의 전원부 보강도 그 요인의 하나로 보인다. 무게감이 있는 것도 내부 설계의 충실도를 의미하는 것이다. 북구의 제품답게 호화로운 외형을 자랑하지 않으면서도 검소하고 탄탄한 만듦새를 보이고 있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홈 오디오 제품이라 할 만하다. 이만하면 가히 이런 제품으로 음악 듣기에 뭐가 부족한 것인지 한 번쯤 자문을 해볼 만한 것이다.
 

·가격 : 750만원
[수입원] 샘에너지 02.3271.7502

첨부파일
이름 비밀번호



* 한글 1000자 까지만 입력가능 :